EXAONE Forecast for Finance: 금융 예측을 따로 설계한 선형 파운데이션 모델

어텐션 없는 선형 구조와 인과 컨볼루션, 그룹 인식 풀링 MLP, 마스크 문맥 증강으로 긴 다채널 금융 패널을 다루고 FinVerse 세 층위에서 1위를 기록한 EXAONE Finance의 설계와 의미를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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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image for 'EXAONE Forecast for Finance: A Linear Foundation Model Designed Apart for Finance'

arXiv에 공개된 EXAONE Forecast for Finance(arXiv:2609.04239)를 읽었습니다. 이 연구가 내세우는 주장은 금융 예측에 특화된 시계열 파운데이션 모델인 EXAONE Finance가 어텐션 없는 선형 확장 구조와 인과 시간 혼합과 그룹 인식 종목 혼합과 마스크된 문맥 증강을 함께 설계하고 여섯 갈래 시장 자료로 사전학습하면 FinVerse 벤치마크의 점 예측 정확도와 횡단면 자산 순위와 포트폴리오 수익성 세 층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원문 링크는 제목 아래에 붙어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주장의 뼈대를 천천히 뜯어보려는 기록입니다. 앞부분에서는 왜 금융 예측을 따로 설계해야 하는지, 기존 시계열 파운데이션 모델의 자기주의 구조가 금융 패널에서 어디에 걸리는지, 어텐션 없는 선택이 무엇을 바꾸는지를 봅니다. 중간에서는 시간을 섞는 인과 컨볼루션과 종목을 섞는 그룹 인식 풀링 MLP와 비어 있는 구간에 강해지는 마스크 문맥 증강을 하나씩 들여다봅니다. 뒷부분에서는 여섯 갈래 사전학습 자료와 FinVerse의 세 층위 평가를 읽고 현장의 결측과 길이와 채널 제약을 따진 뒤 남는 질문을 정리합니다. 숫자는 정상 사진이고 과정은 등반로 지도입니다. 이 글에서는 지도에 오래 머물겠습니다.

왜 금융 예측은 따로 설계해야 하는가

시계열 예측이라는 말은 넓습니다. 전력 수요도 시계열이고 교통량도 시계열이고 공장 센서도 시계열입니다. 그런데 금융 시계열은 결이 다릅니다. 가격이 사람의 기대와 두려움과 유동성의 뒤엉킴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어제의 패턴이 내일 그대로 반복된다는 보장이 약합니다. 체제가 바뀌면 분포가 통째로 흔들립니다. 금리 결정 한 번, 실적 발표 한 줄, 지정학적 사건 하나가 곡선의 성격을 바꿉니다. 그래서 일반 영역에서 잘 되던 모형이 금융 앞으로 오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일이 잦습니다. 평균의 모양은 엇비슷해 보여도 리스크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금융은 단일 곡선이 아니라 패널입니다. 종목이 수백 개이고 시장이 여러 갈래이며 지표가 겹겹이 얽혀 있습니다. 주식만 봐도 개별 종목의 흐름 뒤에 섹터의 흐름이 있고 섹터 뒤에 시장 전체의 호흡이 있습니다. 환율과 원자재와 채권 금리와 거시 지표가 서로를 당기고 밉니다. 암호자산은 변동성의 결이 또 다릅니다. 예측이란 결국 이 얽힘을 읽는 일입니다. 하나의 곡선을 매끈하게 외삽하는 일이 아니라 여러 곡선이 서로에게 주는 압력을 읽는 일입니다. 일반 시계열 모형이 한두 개 채널의 긴 호흡에 강하다면 금융 모형은 수백 개 채널의 짧고 시끄러운 합창에 강해야 합니다.

세 번째로 금융의 평가는 점수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내일의 종가를 얼마나 가깝게 맞혔는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선 질문이 있습니다. 오를 것과 내릴 것을 서로 견주어 순위를 제대로 세웠는지, 그 순위를 들고 실제 포트폴리오를 꾸리면 돈이 되는지가 함께 물립니다. 점 예측이 좋아도 순위가 흔들리면 실전에서 쓸 수 없습니다. 순위가 좋아도 비용과 회전율을 감당하지 못하면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금융 예측 연구는 정확도와 순위와 수익성을 함께 봅니다. EXAONE Finance가 이 세 층위를 한꺼번에 겨냥했다는 대목은 그래서 눈에 띕니다. 곡선 맞히기를 넘어 순위 세우기와 돈 벌기까지 한 모형으로 잇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오래 일한 분들은 이 대목에서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금융 데이터를 만져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길고 넓은 패널 앞에서 연산이 터지던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길이를 늘리면 메모리가 터지고 채널을 늘리면 시간이 터집니다. 그래서 길이를 자르거나 채널을 솎아내며 타협합니다. 그런데 자른 길이 속에 체제 전환의 단서가 있고 솎아낸 채널 속에 섹터의 압력이 숨어 있습니다. 타협할 때마다 모형이 봐야 할 것을 덜어내는 셈입니다. 따로 설계하자는 말은 이 타협을 줄이자는 말입니다. 금융의 길이와 넓이를 있는 그대로 먹일 수 있는 몸집을 만들자는 뜻입니다. 이 글의 나머지 부분은 그 몸집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따라갑니다.

자기주의의 이차 비용이 금융 패널에서 막히는 지점

기존 시계열 파운데이션 모델의 뼈대는 대체로 자기주의입니다. 자기주의는 강력한 장치입니다. 멀리 떨어진 두 시점의 관계를 직접 잇고 여러 채널 사이의 얽힘을 유연하게 읽습니다. 일반 영역에서는 이 유연함이 빛을 냅니다. 길이가 적당하고 채널이 단출하면 주의 가중치가 의미를 또렷하게 보여줍니다. 어느 시점이 어느 시점을 참조했는지를 읽는 재미도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연구가 자기주의 뼈대 위에 쌓였습니다. 잘 되는 공식을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비용이 길이와 채널 수에 대해 이차로 불어난다는 점입니다. 길이가 두 배가 되면 연산이 네 배가 됩니다. 채널이 두 배가 되면 또 네 배가 됩니다. 길이와 채널이 함께 길어지는 금융 패널에서는 이 곱셈이 무섭게 커집니다. 하루 단위 수년 치에 수백 종목을 얹으면 행렬의 크기가 감당하기 어려워집니다. 분 단위로 내려가면 더합니다. 길이를 반으로 자르면 연산은 4분의 1로 줄지만 체제의 호흡도 함께 잘립니다. 채널을 솎아내면 연산은 줄지만 섹터의 합창도 함께 엷어집니다. 연구자가 매번 길이와 넓이를 저울질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모형이 크다는 말과 모형이 넓게 본다는 말이 어긋나는 지점입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차 비용은 단순히 느리다는 문제가 아닙니다. 연구의 질문 자체를 바꾸는 문제입니다. 연산이 비싸면 긴 문맥 실험을 피하게 됩니다. 채널이 많으면 교차 종목 실험을 미루게 됩니다. 해볼 만한 질문이 연산의 벽 앞에서 하나씩 사라집니다. 긴 거시 지표의 흐름과 짧은 종목의 출렁임을 함께 먹이면 무엇이 달라질까 같은 질문이 그렇습니다. 나누어 먹이면 답할 수 없는 질문인데 합쳐 먹이자니 연산이 터지는 딜레마입니다. 그래서 뼈대의 선택은 속도의 선택이 아니라 질문의 선택입니다. 어떤 질문을 물을 수 있는 모형인지가 뼈대에서 갈립니다.

또 하나 짚을 점은 금융의 소음입니다. 자기주의는 유연한 만큼 소음에도 솔직합니다. 시끄러운 패널에서는 주의 가중치가 여기저기 흔들리기 쉽습니다. 스파이크 하나에 가중치가 쏠리고 다음 구간에서 다시 흔들립니다. 일반 영역의 매끈한 곡선에서는 잡음이 적어 이 흔들림이 덜합니다. 금융의 울퉁불퉁한 곡선에서는 흔들림이 커집니다. 유연함이 곧 예민함이 되는 자리입니다. 이 예민함을 다스리려면 정규화와 마스킹과 증강 같은 주변 장치가 많이 붙습니다. 장치가 붙을수록 모형은 무거워지고 해석은 어려워집니다. EXAONE Finance가 뼈대부터 바꾸자고 나선 배경에는 이런 누적된 피로가 있다고 읽힙니다. 주변 장치를 덧대기보다 몸통을 바꾸는 편이 낫다는 판단입니다.

주의 없는 설계가 바꾸는 것: 선형 확장의 약속

EXAONE Finance의 답은 어텐션 없는 구조입니다. 자기주의를 걷어내고 선형 시간 확장을 노리는 선택입니다. 길이가 늘어나도 연산이 길이에 비례해서 늘고 채널이 늘어나도 감당할 만한 기울기로 는다는 약속입니다. 이 약속이 지켜지면 연구자의 저울질이 가벼워집니다. 길이를 자르지 않고 먹이고 채널을 솎아내지 않고 먹일 수 있습니다. 수년 치 일간 패널도, 여러 시장을 가로지르는 넓은 패널도 한 모형에 넣고 본다는 발상이 가능해집니다. 질문의 폭이 넓어지는 선택입니다.

선형이라는 말을 조금 풀어보겠습니다. 선형 확장이란 길이가 두 배가 되면 연산도 두 배 남짓으로 는다는 뜻입니다. 이차 구조에서는 네 배로 뛰던 자리가 두 배로 눕는 셈입니다. 체감은 큽니다. 예전에는 하루 만에 돌던 실험이 일주일로 늘어나던 자리가 이제는 이틀로 버팁니다. 실험 주기가 짧아지면 질문의 회전이 빨라집니다. 더 긴 문맥을 먹여보고 더 넓은 채널을 얹어보는 시도가 늘어납니다. 연구 속도는 연산 속도와 같은 말이 아닙니다. 기다림이 짧아지면 질문이 많아지고 질문이 많아지면 배움이 깊어집니다. 선형 확장의 진짜 값어치는 연산표가 아니라 질문표에 적힙니다.

물론 주의 없는 구조에도 값을 치르는 자리가 있습니다. 자기주의의 유연한 장거리 연결을 포기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멀리 떨어진 두 사건을 한 번에 잇는 직행로가 사라집니다. 대신 지역적인 혼합을 겹겹이 쌓아 먼 곳까지 닿게 해야 합니다. 층을 깊게 쌓으면 닿기는 닿지만 중간 과정이 길어집니다. 중간이 길어지면 신호가 엷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의 없는 설계는 단순히 주의를 빼는 일이 아니라 빼고 난 자리를 메우는 일입니다. 시간 쪽은 무엇으로 메우고 종목 쪽은 무엇으로 메울지가 설계의 전부입니다. 다음 두 절에서 그 메우기를 하나씩 보겠습니다. 어떻게 메웠는지를 보면 이 연구의 손맛이 드러납니다.

현장 관점에서 이 선택을 읽어보겠습니다. 실전 예측 시스템은 속도와 메모리와 안정성을 함께 봅니다. 장이 열리는 아침에 수백 종목을 한 번에 돌려야 하고 장이 닫힌 밤에 다음 날 패널을 다시 짜야 합니다. 이차 구조는 이런 일상에서 자꾸 걸립니다. 배치를 키우면 메모리가 터지고 길이를 늘리면 마감이 늦어집니다. 선형 구조는 이 일상의 숨통을 틔워줍니다. 같은 기계로 더 넓게 보고 같은 시간에 더 자주 돌릴 수 있습니다. 연구의 약속이 현장의 일정표로 이어지는 대목입니다. 그래서 이 절의 이야기는 연산표 이야기가 아니라 일정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시간 섞기: 인과 1D 컨볼루션으로 과거만 읽는 법

시간을 섞는 자리에 이 연구가 둔 장치는 인과 1D 컨볼루션입니다. 이름 그대로 시간 축을 따라 미끄러지는 작은 창입니다. 인과라는 말이 핵심입니다. 미래를 엿보지 않고 과거와 현재만 본다는 뜻입니다. 예측 모형에서 미래 엿보기는 금기입니다. 학습 때 미래를 슬쩍 보면 점수는 좋아지지만 실전에서는 무너집니다. 인과 구조는 이 금기를 뼈대에 새기는 일입니다. 오른쪽을 가리고 왼쪽만 읽는 창을 겹겹이 쌓으면 먼 과거의 흐름이 현재로 스며듭니다. 직행로 대신 우회로를 여러 겹 두는 셈입니다.

컨볼루션의 감각을 조금 풀어보겠습니다. 작은 창은 근처의 모양을 읽습니다. 며칠간의 기울기와 출렁임과 거래량의 붙음 같은 지역 패턴이 창에 걸립니다. 창을 여러 층으로 쌓으면 읽는 범위가 넓어집니다. 첫 층은 며칠을 보고 다음 층은 몇 주를 보고 그 다음 층은 몇 달을 봅니다. 층이 깊어질수록 호흡이 길어집니다. 금융의 시간 구조와 잘 맞는 구석이 있습니다. 단기 출렁임은 며칠 창에 걸리고 체제의 기울기는 깊은 층에 걸립니다. 하나의 장치로 두 호흡을 함께 읽는 셈입니다. 주의 가중치처럼 매번 가변으로 잇지 않고 고정된 창으로 꾸준히 읽는 선택입니다. 꾸준함이 소음 앞에서는 미덕이 됩니다.

왜 꾸준함이 미덕일까요. 금융의 시간축은 소음이 크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의 급등이 다음 날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가변 연결은 이런 날에 과하게 반응하기 쉽습니다. 급등한 날에 가중치가 쏠렸다가 다음 날 식으면 다시 흔들립니다. 고정된 창은 이런 출렁임에 덜 흔들립니다. 정해진 범위를 정해진 방식으로 읽으므로 하루의 소란이 전체를 흔들지 못합니다. 물론 고정된 창은 돌발 구조 변화에 둔할 수 있습니다. 창에 없던 모양이 오면 읽기까지 층을 더 쌓아야 합니다. 민감함과 둔함 사이의 줄타기입니다. 이 연구가 인과 컨볼루션을 앞세웠다는 것은 소음 앞에서의 꾸준함에 더 무게를 두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또 하나 생각할 점은 길이입니다. 컨볼루션은 길이가 늘어나도 연산이 길이에 비례해서 늡니다. 선형 약속을 시간 쪽에서 받치는 기둥입니다. 수년 치 일간 곡선을 통째로 먹여도 연산이 감당할 만한 기울기로 늡니다. 그래서 체제 전환의 긴 호흡을 자르지 않고 볼 수 있습니다. 1년 창과 3년 창과 5년 창을 나란히 먹여보며 어디서부터 과거가 현재를 설명하는지를 물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실험은 이차 구조에서는 비싸서 미루던 질문입니다. 선형 기둥 위에서는 해볼 만한 일상이 됩니다. 시간 섞기의 선택이 연구 질문의 메뉴를 바꾸는 자리입니다.

종목 섞기: 그룹 인식 풀링 MLP로 얽힘을 읽는 법

종목을 섞는 자리에 둔 장치는 그룹 인식 풀링 MLP입니다. 풀링이란 여러 값을 다져서 하나로 모으는 일이고 MLP란 다진 값을 비선형으로 다시 펴는 일입니다. 그룹 인식이라는 말이 양념입니다. 종목을 마구 섞지 않고 묶음 단위로 먼저 다진다는 뜻입니다. 같은 섹터나 같은 시장 갈래처럼 결이 비슷한 것끼리 먼저 모으고 그 다음에 묶음끼리 섞는 순서입니다. 합창을 한 번에 듣지 않고 파트별로 먼저 듣고 전체 합주를 듣는 방식과 닮았습니다.

이 순서가 중요한 이유는 금융의 얽힘이 층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개별 종목의 움직임 뒤에는 섹터의 바람이 있고 섹터 뒤에는 시장의 조류가 있습니다. 다 섞어버리면 이 층이 뭉개집니다. 어느 신호가 종목 고유의 것인지 섹터의 것인지 시장의 것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그룹으로 먼저 묶으면 층이 살아납니다. 같은 그룹 안에서는 고유한 출렁임이 다져지고 그룹끼리 섞을 때는 조류의 방향이 읽힙니다. 신호의 출처를 살리는 섞기입니다. 섞되 뭉개지 않는 기술입니다.

조금 더 들어가면 그룹을 어떻게 짓는지가 설계의 핵심입니다. 그룹이 너무 크면 층이 뭉개지고 너무 잘게 쪼개면 그룹의 의미가 엷어집니다. 섹터 분류를 그대로 쓰면 편하지만 분류가 현실을 다 담지 못합니다. 새로 뜨는 테마나 국경을 넘는 자금 흐름은 기존 분류에 잘 걸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그룹을 새로 배우면 학습이 흔들립니다. 고정된 상식과 배운 구조 사이의 어딘가에 좋은 절충이 있습니다. 연구가 그룹 인식이라는 말을 앞세웠다는 것은 이 절충을 정면으로 다루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종목을 뭉뚱그리지 않고 묶음의 결을 살리겠다는 선언입니다.

풀링 다음에 오는 MLP의 역할도 곱씹어 볼 만합니다. 풀링이 모으는 일이라면 MLP는 엮는 일입니다. 모은 묶음 신호를 비선형으로 비비면서 종목 사이의 압력을 읽습니다. 어느 묶음이 오르면 어느 묶음이 눌리는지, 금리 묶음이 움직이면 성장주 묶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같은 관계가 MLP의 층에 새겨집니다. 주의 구조처럼 매번 가중치를 다시 짜지 않고 배운 엮음으로 꾸준히 읽습니다. 시간 쪽과 같은 철학입니다. 가변의 예민함보다 배운 꾸준함입니다. 소음이 큰 패널에서는 이런 꾸준함이 흔들림을 줄여줍니다.

현장의 눈으로 보면 이 장치는 해석의 실마리이기도 합니다. 그룹 단위로 다져지면 어디서 신호가 왔는지를 거슬러 올라가기 쉽습니다. 오늘의 예측이 어느 묶음의 움직임에서 왔는지, 개별 종목의 힘인지 섹터의 바람인지 시장의 조류인지를 물을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짜는 사람에게는 이 출처가 중요합니다. 종목 고유의 신호라면 비중을 얹을 수 있지만 시장 전체의 조류라면 헤지가 먼저이기 때문입니다. 섞기의 구조가 곧 설명의 구조가 되는 셈입니다. 잘 다져진 풀링은 예측의 정확도를 넘어 운용의 언어를 줍니다.

비어 있는 구간에 강해지기: 마스크된 문맥 증강

금융 데이터는 비어 있습니다. 거래 정지, 상장 폐지와 신규 상장, 휴장일, 종목별 공시 시차, 거시 지표의 발표 주기가 모두 구멍을 만듭니다. 어느 종목은 어제 값이 비고 어느 지표는 이번 달 값이 아직 없습니다. 실전에서는 이 구멍을 메우며 살아야 합니다. 구멍을 못 본 척하면 모형이 비어 있는 자리를 이상한 신호로 읽습니다. 0으로 메우면 없는 것을 0인 것으로 오해하고 앞으로 메우면 미래를 엿보는 셈이 됩니다. 결측은 귀찮은 예외가 아니라 금융의 일상입니다.

마스크된 문맥 증강은 이 일상을 학습에 끌어들이는 장치입니다. 학습 때 문맥의 일부를 일부러 가리고 가려진 채로 읽고 예측하게 만듭니다. 그것도 흩어진 점이 아니라 이어진 구간으로 가립니다. 점 몇 개를 뚫는 것이 아니라 며칠에서 몇 주에 이르는 줄무늬 결측을 흉내 냅니다. 실제 금융의 구멍이 줄무늬로 나기 때문입니다. 휴장, 정지, 발표 시차는 점이 아니라 구간으로 옵니다. 구간으로 가려야 실전의 구멍과 닮습니다. 흉내가 닮을수록 배움도 닮습니다.

왜 이어진 구간이 중요할까요. 흩어진 점을 가리면 앞뒤 값으로 쉽게 메울 수 있습니다. 어제와 내일의 평균이면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어진 구간은 그렇게 안 됩니다. 앞뒤가 멀어지면 평균의 의미가 엷어지고 구간의 길이가 길어지면 메우기가 추측이 됩니다. 모형은 앞뒤만 붙이는 요령을 넘어 구간의 앞뒤 문맥과 다른 채널의 신호를 함께 읽어야 합니다. 어느 종목이 비었을 때 같은 섹터의 흐름에서 건져 올리고 어느 지표가 늦을 때 시장의 다른 조각에서 메우는 법을 배웁니다. 결측을 메우는 법이 아니라 결측 속에서도 읽는 법을 배우는 셈입니다. 증강의 농도가 곧 훈련의 강도입니다.

이 장치를 길게 보면 강건함의 방향이 보입니다. 결측에 약한 모형은 구멍 앞에서 멈칩니다. 결측을 메우는 전처리에 목을 맵니다. 전처리가 바뀌면 예측이 흔들립니다. 결측에 강한 모형은 구멍을 통과합니다. 구멍이 있어도 읽을 것을 읽고 모를 것은 모른다고 말합니다. 전처리의 변덕에 덜 흔들립니다. 운용의 관점에서는 이 차이가 큽니다. 밤사이 공시가 늦어지고 아침에 어느 종목이 정지해도 예측 라인이 서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스크된 문맥 증강은 연구실의 점수를 넘어 운용의 아침을 지키는 장치로 읽힙니다.

또 하나 짚을 점은 과한 가림과 모자란 가림 사이의 균형입니다. 너무 많이 가리면 모형이 배울 문맥 자체가 엷어집니다. 가려진 것투성이 패널에서는 무엇을 읽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너무 적게 가리면 증강이 장식이 됩니다. 실전의 긴 구멍 앞에서 다시 멈춥니다. 가리는 길이와 빈도와 위치를 어떻게 짜는지가 설계입니다. 어느 시장 갈래는 자주 비고 어느 갈래는 드물게 빕니다. 갈래마다 구멍의 결이 다릅니다. 좋은 증강은 이 결을 닮습니다. 실제 결측의 분포를 닮게 가릴수록 실전의 강건함이 올라갑니다. 증강을 설계한다는 말은 곧 결측의 지도를 그린다는 말입니다.

여섯 갈래 시장으로 사전학습하기: 주식과 환율과 원자재와 암호자산과 채권과 거시

사전학습의 판을 보면 이 연구의 야심이 드러납니다. 주식과 외환과 원자재와 암호자산과 채권과 거시 지표까지 여섯 갈래를 함께 먹입니다. 한두 시장이 아니라 금융의 주요 방언을 두루 먹이는 선택입니다. 각 갈래의 말이 다릅니다. 주식은 기업과 섹터의 언어로 말하고 외환은 국가와 금리의 언어로 말합니다. 원자재는 재고와 계절의 언어로 말하고 암호자산은 유동성과 심리의 언어로 말합니다. 채권은 만기와 신용의 언어로 말하고 거시 지표는 느리게 흐르는 조류의 언어로 말합니다. 여섯 방언을 함께 배우면 시장의 합주를 듣는 귀가 트입니다.

여러 갈래를 함께 먹이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시간의 자가 다르고 출렁임의 폭이 다르고 쉬는 날도 다릅니다. 암호자산은 밤낮 없이 울고 거시 지표는 한 달에 한 번 속삭입니다. 주식을 기준으로 맞추면 거시 지표는 듬성듬성 비고 거시를 기준으로 맞추면 주식의 결이 뭉개집니다. 정규화도 문제입니다. 어느 갈래의 숫자로 맞추느냐에 따라 모형의 눈이 달라집니다. 변동성이 큰 갈래에 맞추면 조용한 갈래의 신호가 묻히고 조용한 갈래에 맞추면 시끄러운 갈래가 터집니다. 여섯 갈래 사전학습은 이런 어긋남을 한 모형에 담는 공사입니다. 자를 맞추고 눈을 맞추는 일이 절반입니다.

그럼에도 함께 먹이는 이유는 갈래 사이의 압력 때문입니다. 금리가 움직이면 외환이 흔들리고 원자재가 반응하며 주식의 섹터가 돌아눕습니다. 어느 한 갈래만 보면 압력의 출처가 안 보입니다. 함께 보면 압력의 방향이 보입니다. 사전학습이 넓을수록 모형은 단일 시장의 외톨이 신호와 여러 시장의 합주 신호를 가르게 됩니다. 체제가 바뀔 때 이 가름이 빛을 냅니다. 어느 갈래에서 먼저 균열이 났는지, 균열이 어디로 번지는지를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넓게 배운 모형이 낯선 체제 앞에서도 덜 헤매는 이유입니다.

여기서 파운데이션이라는 말의 무게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파운데이션이란 한 번 배워 여러 곳에 쓰는 몸통이라는 뜻입니다. 여섯 갈래로 단련된 몸통 위에 각 현장의 머리를 얹는 그림입니다. 어느 팀은 자국 주식에 얹고 어느 팀은 환율 헤지에 얹습니다. 몸통이 튼튼하면 머리는 가벼워도 됩니다. 적은 자료로도 현장의 맛을 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몸통이 특정 갈래에 치우치면 다른 갈래의 머리가 고생합니다. 치우침을 줄이는 일이 사전학습 설계의 핵심입니다. 여섯 갈래를 골고루 먹였다는 대목은 치우침을 줄이려는 선언으로 읽힙니다. 어느 한 시장의 사투리가 아니라 금융의 공용어를 배우겠다는 뜻입니다.

FinVerse에서 잰 세 층위: 정확도와 순위와 수익성

평가는 FinVerse 벤치마크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벤치마크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층이 셋이기 때문입니다. 점 예측 정확도와 횡단면 자산 순위와 포트폴리오 수익성을 함께 잽니다. 정확도는 곡선을 얼마나 가깝게 맞혔는지를 묻습니다. 순위는 오를 것과 내릴 것을 서로 견주어 제대로 줄 세웠는지를 묻습니다. 수익성은 그 줄 세우기를 들고 실제 꾸린 묶음이 돈을 벌었는지를 묻습니다. 층이 올라갈수록 질문이 현장에 가까워집니다. 연구실의 자에서 운용의 자로 옮겨가는 계단입니다.

보고된 결과는 이렇습니다. EXAONE Finance가 세 층위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정확도에서도, 순위에서도, 수익성에서도 가장 앞섰다는 뜻입니다. 한 층위가 아니라 세 층위를 함께 가져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정확도만 좋고 순위가 흔들리는 모형이 많고 순위는 좋은데 수익으로 안 이어지는 모형도 많기 때문입니다. 세 층위를 함께 가져왔다는 것은 곡선 읽기와 줄 세우기와 돈 벌기가 한 몸통에서 이어졌다는 뜻입니다. 따로 놀던 세 재주가 하나로 꿰어진 셈입니다. 그래서 1위라는 말보다 모두에서 1위라는 말이 더 크게 들립니다.

숫자를 읽을 때 조심할 점도 있습니다. 벤치마크의 1위는 그 벤치마크 안에서의 1위입니다. 기간과 종목 묶음과 비용 가정이 바뀌면 순위가 바뀔 수 있습니다. 수익성 층위는 특히 가정에 민감합니다. 거래 비용을 어떻게 두는지, 회전율에 제약을 두는지, 매매가 가능한 시간을 어떻게 잡는지에 따라 돈의 모양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세 층위 1위를 현장의 보증수표로 바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벤치마크의 약속 안에서 세 재주가 이어졌다는 신호로 읽어야 합니다. 신호는 분명하지만 보증은 아닙니다. 좋은 연구 읽기는 신호와 보증을 가르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세 층위 석권이 주는 메시지는 또렷합니다. 따로 설계한 몸통이 따로 묻던 질문에 함께 답했다는 메시지입니다. 주의 없는 선형 구조가 길이와 넓이를 살렸고 인과 컨볼루션과 그룹 풀링이 시간과 종목을 갈랐으며 마스크 증강이 구멍을 견뎠고 여섯 갈래 사전학습이 합주를 듣게 했다는 이야기가 세 층위 1위라는 한 줄로 모입니다. 부품 이야기가 결과 이야기로 꿰어지는 자리입니다. 연구의 설계도가 점수표 위에서 접히는 순간입니다. 이 접힘을 보는 재미가 논문 읽기의 맛입니다.

현장에서 읽는 법: 결측과 길이와 채널이 주는 제약

이제 논문 바깥으로 나와 현장의 아침을 상상해 보겠습니다. 장이 열리기 전 퀀트 팀의 화면에는 밤사이 지표와 휴장 공지와 정지 종목이 뒤섞여 있습니다. 어느 값은 비어 있고 어느 값은 늦었으며 어느 값은 튀어 있습니다. 모형은 이 어지러운 패널을 정해진 시각까지 읽어야 합니다. 늦으면 주문이 늦고 틀리면 손실이 납니다. 결측에 강한 몸통, 길게 보는 몸통, 넓게 보는 몸통이 여기서 빛을 냅니다. EXAONE Finance의 세 약속이 현장의 세 시계와 맞물리는 자리입니다.

길이의 문제를 현장에서 풀어보겠습니다. 체제를 읽으려면 길게 봐야 하지만 길게 보면 연산이 터집니다. 그래서 많은 팀이 길이를 자릅니다. 최근 1년만 보고 그 앞은 버립니다. 그런데 체제의 기억은 1년보다 깁니다. 금리 인상기의 끝자락과 인하 전환기의 초입은 1년 창에 다 안 담깁니다. 선형 확장은 이 자름의 위치를 뒤로 미룹니다. 3년과 5년을 함께 먹여보며 어디까지가 살아 있는 기억인지를 물을 수 있습니다. 기억의 길이를 연산의 눈치 없이 실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현장의 질문이 연구의 약속을 만나는 대목입니다.

채널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종목을 넓게 보면 섹터의 바람이 보이지만 연산이 터집니다. 그래서 많은 팀이 종목을 솎아냅니다. 유동성이 큰 몇 개만 보고 나머지는 버립니다. 그런데 바람은 버려진 종목들 사이에서 먼저 붑니다. 소외주의 이상 급등, 특정 섹터의 동반 정체 같은 신호가 솎아낸 바깥에서 옵니다. 넓게 보는 몸통은 이 바깥을 안으로 들입니다. 수백 채널을 한 번에 읽으며 어느 구석에서 압력이 새는지를 봅니다. 주의 없는 구조와 그룹 풀링이 현장의 이 눈을 돕습니다. 넓이의 눈을 연산의 걱정 없이 뜨는 셈입니다.

결측의 문제는 가장 일상적입니다. 어느 날은 어느 거래소의 값이 늦고 어느 날은 어느 지표가 비어 있습니다. 전처리 팀이 밤새 메운 값으로 아침을 시작하는 팀이 많습니다. 메우는 방식이 바뀌면 예측이 흔들리고 흔들리면 신뢰가 흔들립니다. 구간 결측에 단련된 모형은 이 흔들림을 줄여줍니다. 구멍이 있어도 읽을 것을 읽으므로 전처리의 변덕에 덜 춥습니다. 물론 구멍이 너무 크면 모형도 모른다고 말해야 합니다. 모른다고 말하는 모형이 아는 척하는 모형보다 운용에서는 낫습니다. 강건함이란 구멍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구멍과 함께 일하는 일입니다.

남는 질문과 다음 연구

좋은 연구는 답과 함께 질문을 남깁니다. EXAONE Finance가 남긴 첫 번째 질문은 그룹의 설계입니다. 그룹 인식 풀링이 효과를 냈다면 다음에는 그룹을 어떻게 더 잘 지을지가 물립니다. 고정된 분류가 좋은지, 자료에서 배운 묶음이 좋은지, 둘을 섞는 절충이 좋은지가 남습니다. 시장이 바뀌면 묶음의 결도 바뀝니다. 어제의 섹터가 내일의 섹터와 같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룹을 살아 있게 두는 법, 묶음의 유통기한을 관리하는 법이 다음 연구의 몫입니다.

두 번째 질문은 시간의 호흡입니다. 인과 컨볼루션이 꾸준함으로 소음을 이겼다면 다음에는 돌발 변화 앞에서의 민첩함이 물립니다. 체제가 꺾이는 날, 컨볼루션의 고정된 창이 얼마나 빨리 새 모양을 읽는지가 궁금합니다. 층을 깊게 쌓으면 먼 과거는 잘 보지만 꺾이는 현재는 늦게 볼 수 있습니다. 꾸준함과 민첩함 사이의 다이얼을 어디에 두는지가 남습니다. 시장의 평온한 날과 사나운 날에 다이얼을 다르게 두는 법도 물을 수 있습니다. 소음에 강한 몸통이 충격에도 빠른지, 그 둘을 함께 잡는 법이 다음 장입니다.

세 번째 질문은 평가의 바깥입니다. FinVerse 세 층위 1위는 분명한 신호이지만 현장의 돈은 벤치마크 바깥에서 돕니다. 거래 비용과 시장 충격과 주문 집행의 미끄러짐이 수익을 갉아먹습니다. 회전율이 높은 순위가 비용 앞에서 무너지는 일이 잦습니다. 다음에는 비용을 먹인 수익성, 집행을 먹인 수익성이 물립니다. 순위를 돈으로 바꾸는 다리의 강도를 재는 일입니다. 정확도와 순위와 수익성에 집행이라는 네 번째 층을 얹는 상상입니다. 연구실의 계단에 현장의 계단 하나를 더 잇는 작업입니다.

현장에 가져갈 대목을 골라보겠습니다. 당장 빌릴 수 있는 것은 결측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구멍을 메우는 전처리에만 매달리기 전에 구간으로 가려보며 모형을 단련시키는 습관입니다. 흩어진 점이 아니라 이어진 구간으로 가리는 감각이 핵심입니다. 다음으로 빌릴 것은 길이와 넓이를 자르는 습관을 돌아보는 일입니다. 연산이 비싸서 자르던 길이와 채널을 선형 구조에서는 어디까지 펼칠 수 있을지를 다시 묻는 습관입니다. 마지막으로 빌릴 것은 세 층위로 함께 재는 습관입니다. 정확도만 재던 평가에 순위와 수익성의 자를 함께 대는 일입니다. 곡선을 맞혔는지, 줄을 세웠는지, 돈이 됐는지를 함께 묻는 평가가 팀의 눈을 키웁니다.

마지막으로 남는 말을 적으며 글을 닫습니다. 금융 예측은 맞는 일이 아니라 버티는 일에 가깝습니다. 체제가 바뀌고 구멍이 뚫리고 소음이 몰려와도 읽을 것을 읽고 모를 것은 모른다고 말하며 다음 날 다시 읽는 일입니다. EXAONE Finance가 보여준 것은 버티는 몸통의 설계도입니다. 주의 없이 선형으로 서고 시간은 인과로 읽고 종목은 묶음으로 다지고 구멍은 미리 겪어보고 여섯 시장을 함께 듣는 법입니다. 그 설계도가 세 층위 1위라는 한 줄로 접혔다는 사실이 오래 남을 것입니다. 저는 다음 보고서에서 그룹의 유통기한과 꺾이는 날의 민첩함과 비용을 먹인 수익성의 이야기가 이어지기를 바라며 이 글의 기록을 마칩니다.

참고 자료

  1. EXAONE Forecast for Finance · arxiv.org

    리뷰 원문